세상만사 2009/10/28 15:17 |
선덕여왕이 재미있는 이유는, 현실의 정치가 닮아 있기 때문이다. 어제(27일) 선덕여왕 방송분에서의 미실은 이명박 정권의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역사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미실의 난'이 등장하면서, 미실은 상대등 시해를 악용하여, 정변을 일으킨다. 그리고, 진평왕을 감금한 뒤 옥새를 탈취하여 선덕여왕 추포령을 내린다. 그리곤 대신들을 불러 회의를 하는데, 미실이 밝힌 진평왕의 교서를 의심하는 신하를 단칼에 베어버린다. 이른바 '공포의 정치'이다. 신하들은 더이상 그 자리에서 미실에게 어떠한 반박도 할 수 없게 된다.


작년 말 부터 시작된 이명박 정권의 대응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미네르바, 노종면, 윤도현, 김제동, 손석희 등등 모두 이명박 정권하에서 미운털이 박힌 사람들이다. 특히 미네르바의 경우 무죄로 풀려났지만, 구속에 의한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인터넷 상에서의 자유는 갈수로 축소되고, 사람들은 스스로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이걸 써도되나? 라는 사소한 생각.

작년 말 촛불 네티즌들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 또한 같은 효과를 발휘했다. 작년 5월 촛불시위에 나왔던 그 많은 사람들은 어디가버린걸까? 과연 그들의 생각이 바뀌어서, 혹은 이명박 정권이 진정으로 올바른 정책으로 바꾸어서 촛불집회가 축소된 것일까? 아니다. 작년 말 촛불 네티즌들을 연행, 구속한 것의 효과이다.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비록 무죄라고 할 지라도 경찰서를 들락날락하는 것은 결코 좋은 경험은 아니기 때문이다. '선덕여왕'의 미실이 위국령(계엄령)을 내린 것처럼, 이명박 정권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계엄령을 사람들의 머리 속에 각인시켰다.

몇몇의 사건을 강경하게 대응하여 다시는 그런 일이 벌이지지 못하게 하는 '처벌의 본보기'는 이명박 정권이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바다. 그것이 구속, 연행과 같은 방식이던, 명예훼손을 이용하는 방식이던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똑같은 효과를 낳는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 개인이 모든 사실을 알고 지시를 내렸다는 것은 아니다. 이명박 정권의 분위기 속에서 모든 사람들이 알아서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 등이다.

<사진출처 : 민중의 소리>

한나라당에서 미디어악법(언론악법)을 무리수를 두어가며 추진한 이유는 이것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함이다. 비록 본보기를 보여주었다곤 하지만, 법적으로 보장되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미디어악법을 재투표, 대리투표를 해가며 강행한 것은 합법적으로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내일(29일) 2시에 미디어법 통과와 관련된 헌재판결이 난다고 한다. 위헌판결이 나든 합헌 판결이 나든 많은 우려가 있다. 위헌판결이 난다고 하더라도, 한나라당에서는 미디어법을 조금 수정하여 혹은 더욱 악랄하게 수정하여 통과시키면 될 것이고, 합헌 판결이 나게 되면 결국 아무런 할말이 없어지게 된다. 미디어법을 날치기로 통과시킨 과정은 정말 문제였지만, 결국 그 과정만을 문제삼은 것은 어찌보면 한나라당이 원하던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즉, 과정이 잘못되었다는 것만 이야기를 하게 되면, 과정이 올바르게 되면 그 내용은 상관이 없다는 식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결국 미디어법 통과와 관련된 헌재판결과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물론 관심이 가는 부분이긴 하지만, 헌재판결에만 매몰되서는 안된다. 위헌판결이 나든 합헌 판결이 나든, 미디어악법은 악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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